비오는 날 서정적인 음악이 나오는 카페에 앉아 이렇게 볼펜을 잡고 있으면 나의 창과 방패를 내려놓고 한없이 부드러워짐을 느낄 수 있다. 이것이 나에게 큰 휴식임을 부인할 수 없다. 역시 나는 그 어떤 훌륭한 타인보다 어눌한 나 혼자일때가 극심히 요구된다. 그러나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소라게처럼 더 움츠리고 싶은, 자고 있을때나 다를바 없이 독극물 살인 같은것에 취약한 이 상태.
교무실 에어컨 공기가 무더운 운동장 아이들에게 잠깐 천국이 되기도 하지만 이렇게, 비가 오는 통창을 둔 에어컨으로 쾌락적인 환경에서 추위마저 느낄때, 비맞으며 탑차에서 물건을 꺼내는 중년 남자를 보았을때, 어디가 쥬라기 공원인지, 누가 관찰당할 입장인지 쎄하다.
그 와중 손님이 한 명 더 들어오느라 잠깐 열리는 문에서 온 훈기. 그 손님이 피우는 소음은 이 카페에서 나갈 욕망을 불러 일으키고, 나는 우산이 있지만 쓰고 싶지 않은, 몸을 적시며 뛰고픈, 아이들 없는 놀이터에서 쉐도우 복싱과 철봉을 자세 신경도 안쓰고 원숭이처럼 막 당기고 싶은 욕구가 셈솟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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